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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 / 이카로스의 날개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제7권, '행운과 비극' 중에서 세 번째 이야기

2024. 4. 24. 8:04 · 추억의 만화방-홍은영 그림체

다시 같은 이야기합니다.

이 종이 책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는

가나출판사와 홍은영 작가님의 불화로 절판되었고,

법적인 절차까지 거쳤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지요.

그래서 이 만화는 시중에서 판매되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친한 이웃이 여러 달 걸쳐 블로그에 사진을 찍어 올렸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개를 해서 고맙다고 했지만

일부 악플을 달아 괴롭히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적으로

너무 편하지 않아서 비공개로 돌린 다음

제 블로그에 개방하는 것이 어떠냐고 해서,

배짱이 두둑하니까 그렇게 하라고 해서

제 블로그로 옮겨 공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 블로그 특성상 전면에 내 세우기가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포스팅을 작성해서 비공개로 한참 둔 다음에 여러 날 지난 후에야 올리고 있습니다.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미궁에서 나와

아리아드네와

함께 달아

났다고?

다이달로스는

근처에 있는 한 작은

섬에 내렸어.

존 케닉의 베스트셀러인 감성 신조어 사전 「슬픔에 이름 붙이기」에

이카로스의 날개 이야기가 있어 올립니다.

쿠도클라즘

KUDOCLASM

거듭되는 자기 회의의 위기

처음으로 날개를 펼친 이카로스에게 던져진 경고. “너무 태양 가까이 날아가지 말고. 너무 바다 가까이 날아가지도 말아라. 태양은 백랍을 녹여버릴 테고. 바다는 깃털을 무겁게 만들어버릴 테니. 중도를 지켜라.”

대개 당신의 확신은 그런 식으로. 일종의 자기 수정적인 균형 속에서 이어진다. 어느 날 당신은 몽상에 잠긴 채 깨어나 스스로에게 굳건한 현실을 상기시켜야 한다. 또 어느 날 당신은 무언가가 기운을 북돋아 주길 바라며 하루를 간신히 버텨낸다. 하지만 문제가 늘 그리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 당신은 당신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알지 못한다. 왠지 자신이 다른 누구보다 나은 존재라고 느끼면서도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한 존재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실은 그때가 가장 위태로운 순간으로. 그럴 때 당신은 일을 바로잡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고 느낀다. 무언가가 당신의 균형을 잃게 만들고. 당신은 소용돌이치는 자기 회의에 빠져든다—자신의 날개를 자세히 살펴보고. 아직도 날개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 확인하려고 애쓰며.

당신은 자신의 삶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는 그것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신화이고 당신 혼자서 중얼거릴 뿐인 이야기인지를 깨닫는다. 지금껏 얼마나 많은 성의 없는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였으며. 얼마나 많은 우정이 그저 상황 덕분에 유지되었던가?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를 사랑하면서도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겠냐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당신은 당신의 직업을 사랑하면서도. 당신의 역할이 얼마나 쉽게 대체될 수 있고 당신의 유산이 얼마나 쉽게 상자 속에 던져질 수 있는지 알고는. 그 일이 과연 당신이 투자한 그 모든 시간에 값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당신은 자신이 정말 그 일을 잘하는지. 혹은 이제 다른 무언가를 시도해 볼 때가 되었다는 경고를 그동안 무시해온 것은 아니었는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당신이 달리 무엇을 시도할 수 있겠는가? 당신이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나? 당신은 자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제로 좋아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가? 분명 공원의 연못가에 앉아서 오리를 구경하며 현재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다고 무슨 소용이 있나? 자기실현과 방종을 구별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보내는 시간 중에서 차이를 만들어내려 애쓰며 더 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당신이 현실적으로 과연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길 기대할 수 있나? 어쩌면 당신은 당신이 무언가를 하는 한 그런 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어떤 대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을 위해 그 일을 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지 않은가? 그러면 당신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신은 자신이 공허한 망상과 부당하게 얻은 확신에 의존해 부유하며 평생을 보낸 것은 아닐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만일 그런 식으로 무한히 나아가면서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것이 얼마나 사실이든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일까?

어쩌면 당신의 자기 신화는 다른 모든 신화와 전혀 다를 게 없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바뀌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화하는 이야기다. 무엇이든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은 남을 것이고. 그러지 못한 부분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자꾸 들먹이는 것은 이야기의 핵심을 놓치는 일이자 이야기의 기쁨을 놓치는 일이다. 그러니 어서 당신의 신화를 만들어가라. 사실과의 일치 여부와는 무관하게 진실한 무언가를 정확히 담아내는. 당신 자신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려 애쓰라.

중도를 지켜라. 다른 더 나은 비행사들이 버린 백랍과 날개를 조금씩 훔쳐라. 태양은 뜨고 지게 내버려두어라. 파도는 계속 산산이 부서져 흩어지게 내버려두어라. 당신의 과업은 흠결 하나 없는 존재가 되는 게 아니다. 당신의 과업은 하늘을 나는 것이다.

어원 고대 그리스어 κῦδοςkûdos(영광, 찬양)+ κλάωkláō(망가뜨리다).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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